ZEN
나는
무엇인가 ?
글 수 47
- 여러 조사의 애써 공부하심을 간추림 -
1. 홀로 정실에 앉다.
도안(道安) 대사는 홀로 정실(靜室)에 앉아 12년간을 정밀을 다하여 생각을 지어 마침내 신오(神悟)를 얻었다.
2. 절벽 위 나무에 앉다.
정림(靜琳)선사는 강(講)을 버리고 선을 배우는데 혼침이 마음을 흐리게 하니 천길이나 되는 절벽에서 곁으로 뻗은 나무가 하나 있음을 발견하고 그곳에 풀을 깔고 그 위에 앉아 일심으로 공부를 지어 흔히 밤을 새웠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중하므로, 정신을 오로지 기울여 정진하여 마침내 대오(大悟)하였다.
3. 풀을 먹고 나무에 살다.
통달(通達)선사는 태백산에 들어갈 때 양식을 가져가지 않고, 다만 배 고프면 풀을 먹고 쉴 때면 나무에 의지하면서 단좌하여 공부하기를 5년을 쉬지않더니, 하루는 나무로 흙덩이를 치니 흙덩이가 탁! 깨지는 것을 보고 활연대오하였다.
<평> 비록 네가 풀을 먹고 나무에서 살더라도 만약 실다히 공부는 짓지 않고 일없이 세월만 보낸다면 다시 심산의 야인과 무엇이 다르랴.
4. 허리띠를 풀지 않다.
금광조(金光照)선사는 13세에 출가하여 19세에 홍양산(洪陽山)에 들어가 가섭(迦葉)화상을 모시고 정진하는데 3년동안 허리띠를 풀지 않고 자리에도 눕지 아니하였다. 다시 고역산(姑역山)에 있을 때도 이와 같이 하여 마침내 활연대오하였다.
5. 송곳으로 찌르다.
저 옛날 대우(大愚), 자명(慈明), 곡전(谷泉), 낭야(瑯야) 등 四인이 짝을 맺고 분양(汾陽)화상 회하에서 지내는데 그때 하동(河東)은 심히 추운 때라 대중은 망설이는데 오직 자명은 뜻이 도에 지극하므로 밤낮으로 힘써 정진하고 혹 밤에 졸음이 오면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찌르며 탄식하기를 '고인은 생사를 판단하는 큰 일을 위하여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았거늘 나는 또한 어떤 놈이기에 게으르고 방종하여 살아서는 때에 보탬이 없고 죽어서는 후세에 이름 없으니 이것은 내가 나를 버림에서라' 하며 극성을 다하여 공부하더니 후에 크게 깨쳐 분양화상을 이어 도풍(道風)이 크게 떨치니 그때 사람들이 서하(西河)의 사자(獅子)라 불렀다.
6. 어두운 방에서도 소홀하지 않다.
굉지(宏智) 선사는 처음에 단하순(丹霞淳) 선사를 뫼시고 지내는데 대중과 더불어 공안을 가져 담론하다가 불각중에 크게 웃으니, 순 선사 꾸짖어 말하기를 '너의 이 한 웃음 소리에 잊은 공덕이 적지 않다. 너 잠시라도 화두를 잊으면 곧 죽은 사람과 같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느냐?' 하니 지(智)가 재배 복응하고 나서는 후에는 비록 어두운 방에 있을 때라도 소홀함이 없었다.
<평>고인은 도를 논하다가 웃은 것을 오히려 꾸짖었거든 하물며 지금에 공부하는 이들이 세간의 우스게 소리로 배를 안고 웃되 싫은 줄을 모르니 단하가 이것을 보면 다시 무엇이라 말하랴.
7. 저녁이면 울다.
이암권(伊庵權) 선사는 정진이 심히 맹렬하더니 저녁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거늘, '오늘도 또 이러히 헛되이 지내가니 내일 공부가 어찌될지 누가 알랴'하였다. 선사는 대중에 있으면서도 사람들과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고 지냈다.
8. 3년을 역행하다.
회당심(晦堂心)선사 말씀하기를 '처음 공부에 들어와서는 심히 쉬운 일이라고 스스로 믿었더니 황룡(黃龍)선사(先師)를 뵈온 후 일용을 살펴보니 모순됨이 많은 것을 깨닫고 드디어 3년을 역행하되 그간 큰 추위도, 큰 더위에도 다만 뜻을 굳게 하고 동하지 아니하여 바야흐로 사사(事事)에 리(理)와 상응함을 얻었다. 지금에는 기침을 하나 침을 뱉으나 팔을 흔드는 것이 또한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니라 하였다.
9. 둥근 목침으로 잠을 경계하다.
철시자(喆侍者)는 잠 잘 때는 둥근나무로 목침을 삼고 자다가 좀 잠들면 곧 목침이 구르므로 잠을 깨고는 즉시 다시 일어나기를 일상으로 하였다. 혹 사람이 말하기를 '욕심이 너무 과하다'하면 답하기를 '나는 본래 반야에 연분이 박하니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망습에 끄달릴까 두려워 한다'하였다.
10. 비를 맞고도 모르다.
전암주(全庵主)는 정진이 맹렬하여 잠시의 쉴 겨를도 없더니 하루는 난간에 의지하여 구자화(狗子話)를 참구하다가 비가 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옷이 젓고야 비로소 알았다.
11. 맹세코 자리에 눕지 않다.
불등순(佛燈珣)선사는 불감(佛鑑)선사 회하에서 지낼 때에, 하루는 대중을 따라 청법하는데 아득히 알아 들을 수 없는지라 탄식하면서 말하기를 '만약 내가 금생에 철저히 깨치지 못하면 맹세코 자리에 눕지 않겠다.' 하고, 49일을 다만 기둥에 기대어 서서 마치 친상을 당한듯 지어가더니 마침내 대오하였다.
12. 편지를 내던지다.
철면병(鐵面昺)선사는 행각하다가 고향에서 멀지 않는 곳에 이르렀더니 하루밤 불이나서 집이 타 버렸다는 편지를 받고 편지를 땅에 던지며 말하기를 '공연히 사람속만 어지럽힌다.'하였다.
13. 굳게 성발을 맹세하다.
영원청(靈源淸)선사는 처음 황용심선사 회하에 있을때 하루는 대중을 따라 문답하는데 망연히 알아들을 수 없는지라, 드디어 밤에 불전에 나아가 맹세하기를 '내 마땅히 몸과 목숨을 다하여 법으로 단(檀)을 삼으오리니 원하옵건대 속히 개오하게 되어지이다'하였다. 후에 현사(玄沙) 어록을 보다가 곤하여 벽에 기대었다가 일어나 경행 하는데 걸음이 빨라 신이 벗겨진지라 엎드려 신을 신다가 홀연히 대오하였다.
14. 잠시도 이연(異緣)이 없다.
원오근(圓悟勤) 선사는 두번째 동산연(東山演)선사께 참예하여 시자가 되어 용맹을 다하여 힘써 참구하더니, 하루는 스스로 말하기를 '산승이 대중에 있으나 일시도 이연(異緣)이 없었더니 10년만에야 비로소 철저히 깨쳤다.'하였다.
15. 잠시도 잊지 않다.
목암충(牧庵忠)선사는 처음에 천태(天台)를 배우다가 후에 선종에 뜻을 두고 용문안(龍門眼)선사에게 참예하여 공부하는데 잠시 사이도 화두를 잊지 않더니 마침 물방아간을 거닐다가 편액에 '법 바퀴가 항상 구른다'하였음을 보고 대오하였다.
16. 물가에 이름을 모르다.
경수형(慶壽亨)선사는 정주(鄭州) 보조보공(普照寶公)에게 참예하여 지성으로 정진하더니, 하루는 일이 있어 휴양(휴陽)으로 가다가 조도(趙渡)를 건너는데 의정에 잠겨 물가에 이른 것도 모르고 있었다. 동행이 '여기는 물가다'하고 깨우치니 홀연 슬픔과 기쁨이 함께 솟아 오르는지라 보공에게 이 일을 사루니, 공이 말하기를 '이 넋빠진 놈아, 아직 멀었어!'하고 '일면불(日面佛)' 화두를 참구케 하시니 하루는 운당에서 정좌하다가 판성(板聲)을 듣고 마침내 대오하였다.
17. 침식을 모두 잊다.
송원악(松源嶽)선사는 아직 재가 거사일 때 응암화(應庵華) 선사에게 참예하여 깨치지 못하고는 더욱 분발하여 정진하더니, 밀암걸(密庵傑) 선사를 뵈옵는데 물으면 묻는대로 즉시 답이라 선사 탄식하여 말하기를 '황양목선(黃楊木禪)' 이로구나?'하니 이에 더욱 분발하고 더욱 간절하여 침식을 잊게 되더니 하루는 마침 방장에 입실하였다가 한 중이 '마음도 아니고 불(佛)도 아니고 물건도 아님'을 묻는 것을 곁에서 듣고 대오하였다.
>황양목선 : 공부를 바로 짓지 못하여 진취가 없다는 말인데, 황양목이 나무가 단단하고 잘 자라지 않는데서 취해온 것.
18. 말도 몸도 모두 잊다.
고봉묘(高峰妙)선사는 회중에 지내면서 아주 옆구리를 땅에 붙이지 아니하고 말도 몸도 모두 잊으며 정진하되, 혹은 변소에 갔다가 내의만으로 나오기도 하고 혹은 함(函)을 열었다가 닫지 않고 나오고 하더니 후에 경산으로 돌아가 대오하였다.
19. 모든 반연을 끊다.
걸봉우(傑峰愚)선사는 처음에 고애(古崖), 석문(石門) 양사에게 법요를 듣고 주야로 정진하여도 계합하지 못하더니 후에 지암(止巖)선사에 참예하여 '마음도 아니고 불(佛)도 아니고 물건도 아님.'을 참구하니 의정이 더욱 간절한 사람과도 같더니 하루저녁에는 좌선하여 밤중에 이르렀는데 마침 곁에 있는 중이 증도가를 읽는데 '망상도 제하지 아니하고 진(眞)도 구하지 아니한다'함을 듣고 홀연히 저 무거운 짐을 벗으니, 게송을 짓기를 '깊은 밤 홀로 달 가리킨 손 잊으니 허공은 한 바퀴 붉은 해를 흩었더라'하였다.
20. 문을 닫고 힘써 참구하다.
이자초재승상(移刺楚材丞相)은 처음 만송(萬松) 노인에게 참예하여 공부하는데 가사를 모두 물리치고 인적을 끊고 들어앉아, 큰 추위나 큰 더위에도 잠시도 쉬지 않고 밤을 낮으로 이어가며 침식을 잊고 정진하여 거의 3년이 되더니 마침내 인증(印證)을 얻었다.
<평> 이러히 용심하고 이러히 정진하면 가이 재가보살이라 할 것이다. 고기로 배가 잔뜩 불러 가지고 와서 중을 찾고 선을 논하니 어찌 무엇이 되랴.
1. 홀로 정실에 앉다.
도안(道安) 대사는 홀로 정실(靜室)에 앉아 12년간을 정밀을 다하여 생각을 지어 마침내 신오(神悟)를 얻었다.
2. 절벽 위 나무에 앉다.
정림(靜琳)선사는 강(講)을 버리고 선을 배우는데 혼침이 마음을 흐리게 하니 천길이나 되는 절벽에서 곁으로 뻗은 나무가 하나 있음을 발견하고 그곳에 풀을 깔고 그 위에 앉아 일심으로 공부를 지어 흔히 밤을 새웠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중하므로, 정신을 오로지 기울여 정진하여 마침내 대오(大悟)하였다.
3. 풀을 먹고 나무에 살다.
통달(通達)선사는 태백산에 들어갈 때 양식을 가져가지 않고, 다만 배 고프면 풀을 먹고 쉴 때면 나무에 의지하면서 단좌하여 공부하기를 5년을 쉬지않더니, 하루는 나무로 흙덩이를 치니 흙덩이가 탁! 깨지는 것을 보고 활연대오하였다.
<평> 비록 네가 풀을 먹고 나무에서 살더라도 만약 실다히 공부는 짓지 않고 일없이 세월만 보낸다면 다시 심산의 야인과 무엇이 다르랴.
4. 허리띠를 풀지 않다.
금광조(金光照)선사는 13세에 출가하여 19세에 홍양산(洪陽山)에 들어가 가섭(迦葉)화상을 모시고 정진하는데 3년동안 허리띠를 풀지 않고 자리에도 눕지 아니하였다. 다시 고역산(姑역山)에 있을 때도 이와 같이 하여 마침내 활연대오하였다.
5. 송곳으로 찌르다.
저 옛날 대우(大愚), 자명(慈明), 곡전(谷泉), 낭야(瑯야) 등 四인이 짝을 맺고 분양(汾陽)화상 회하에서 지내는데 그때 하동(河東)은 심히 추운 때라 대중은 망설이는데 오직 자명은 뜻이 도에 지극하므로 밤낮으로 힘써 정진하고 혹 밤에 졸음이 오면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찌르며 탄식하기를 '고인은 생사를 판단하는 큰 일을 위하여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았거늘 나는 또한 어떤 놈이기에 게으르고 방종하여 살아서는 때에 보탬이 없고 죽어서는 후세에 이름 없으니 이것은 내가 나를 버림에서라' 하며 극성을 다하여 공부하더니 후에 크게 깨쳐 분양화상을 이어 도풍(道風)이 크게 떨치니 그때 사람들이 서하(西河)의 사자(獅子)라 불렀다.
6. 어두운 방에서도 소홀하지 않다.
굉지(宏智) 선사는 처음에 단하순(丹霞淳) 선사를 뫼시고 지내는데 대중과 더불어 공안을 가져 담론하다가 불각중에 크게 웃으니, 순 선사 꾸짖어 말하기를 '너의 이 한 웃음 소리에 잊은 공덕이 적지 않다. 너 잠시라도 화두를 잊으면 곧 죽은 사람과 같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느냐?' 하니 지(智)가 재배 복응하고 나서는 후에는 비록 어두운 방에 있을 때라도 소홀함이 없었다.
<평>고인은 도를 논하다가 웃은 것을 오히려 꾸짖었거든 하물며 지금에 공부하는 이들이 세간의 우스게 소리로 배를 안고 웃되 싫은 줄을 모르니 단하가 이것을 보면 다시 무엇이라 말하랴.
7. 저녁이면 울다.
이암권(伊庵權) 선사는 정진이 심히 맹렬하더니 저녁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거늘, '오늘도 또 이러히 헛되이 지내가니 내일 공부가 어찌될지 누가 알랴'하였다. 선사는 대중에 있으면서도 사람들과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고 지냈다.
8. 3년을 역행하다.
회당심(晦堂心)선사 말씀하기를 '처음 공부에 들어와서는 심히 쉬운 일이라고 스스로 믿었더니 황룡(黃龍)선사(先師)를 뵈온 후 일용을 살펴보니 모순됨이 많은 것을 깨닫고 드디어 3년을 역행하되 그간 큰 추위도, 큰 더위에도 다만 뜻을 굳게 하고 동하지 아니하여 바야흐로 사사(事事)에 리(理)와 상응함을 얻었다. 지금에는 기침을 하나 침을 뱉으나 팔을 흔드는 것이 또한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니라 하였다.
9. 둥근 목침으로 잠을 경계하다.
철시자(喆侍者)는 잠 잘 때는 둥근나무로 목침을 삼고 자다가 좀 잠들면 곧 목침이 구르므로 잠을 깨고는 즉시 다시 일어나기를 일상으로 하였다. 혹 사람이 말하기를 '욕심이 너무 과하다'하면 답하기를 '나는 본래 반야에 연분이 박하니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망습에 끄달릴까 두려워 한다'하였다.
10. 비를 맞고도 모르다.
전암주(全庵主)는 정진이 맹렬하여 잠시의 쉴 겨를도 없더니 하루는 난간에 의지하여 구자화(狗子話)를 참구하다가 비가 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옷이 젓고야 비로소 알았다.
11. 맹세코 자리에 눕지 않다.
불등순(佛燈珣)선사는 불감(佛鑑)선사 회하에서 지낼 때에, 하루는 대중을 따라 청법하는데 아득히 알아 들을 수 없는지라 탄식하면서 말하기를 '만약 내가 금생에 철저히 깨치지 못하면 맹세코 자리에 눕지 않겠다.' 하고, 49일을 다만 기둥에 기대어 서서 마치 친상을 당한듯 지어가더니 마침내 대오하였다.
12. 편지를 내던지다.
철면병(鐵面昺)선사는 행각하다가 고향에서 멀지 않는 곳에 이르렀더니 하루밤 불이나서 집이 타 버렸다는 편지를 받고 편지를 땅에 던지며 말하기를 '공연히 사람속만 어지럽힌다.'하였다.
13. 굳게 성발을 맹세하다.
영원청(靈源淸)선사는 처음 황용심선사 회하에 있을때 하루는 대중을 따라 문답하는데 망연히 알아들을 수 없는지라, 드디어 밤에 불전에 나아가 맹세하기를 '내 마땅히 몸과 목숨을 다하여 법으로 단(檀)을 삼으오리니 원하옵건대 속히 개오하게 되어지이다'하였다. 후에 현사(玄沙) 어록을 보다가 곤하여 벽에 기대었다가 일어나 경행 하는데 걸음이 빨라 신이 벗겨진지라 엎드려 신을 신다가 홀연히 대오하였다.
14. 잠시도 이연(異緣)이 없다.
원오근(圓悟勤) 선사는 두번째 동산연(東山演)선사께 참예하여 시자가 되어 용맹을 다하여 힘써 참구하더니, 하루는 스스로 말하기를 '산승이 대중에 있으나 일시도 이연(異緣)이 없었더니 10년만에야 비로소 철저히 깨쳤다.'하였다.
15. 잠시도 잊지 않다.
목암충(牧庵忠)선사는 처음에 천태(天台)를 배우다가 후에 선종에 뜻을 두고 용문안(龍門眼)선사에게 참예하여 공부하는데 잠시 사이도 화두를 잊지 않더니 마침 물방아간을 거닐다가 편액에 '법 바퀴가 항상 구른다'하였음을 보고 대오하였다.
16. 물가에 이름을 모르다.
경수형(慶壽亨)선사는 정주(鄭州) 보조보공(普照寶公)에게 참예하여 지성으로 정진하더니, 하루는 일이 있어 휴양(휴陽)으로 가다가 조도(趙渡)를 건너는데 의정에 잠겨 물가에 이른 것도 모르고 있었다. 동행이 '여기는 물가다'하고 깨우치니 홀연 슬픔과 기쁨이 함께 솟아 오르는지라 보공에게 이 일을 사루니, 공이 말하기를 '이 넋빠진 놈아, 아직 멀었어!'하고 '일면불(日面佛)' 화두를 참구케 하시니 하루는 운당에서 정좌하다가 판성(板聲)을 듣고 마침내 대오하였다.
17. 침식을 모두 잊다.
송원악(松源嶽)선사는 아직 재가 거사일 때 응암화(應庵華) 선사에게 참예하여 깨치지 못하고는 더욱 분발하여 정진하더니, 밀암걸(密庵傑) 선사를 뵈옵는데 물으면 묻는대로 즉시 답이라 선사 탄식하여 말하기를 '황양목선(黃楊木禪)' 이로구나?'하니 이에 더욱 분발하고 더욱 간절하여 침식을 잊게 되더니 하루는 마침 방장에 입실하였다가 한 중이 '마음도 아니고 불(佛)도 아니고 물건도 아님'을 묻는 것을 곁에서 듣고 대오하였다.
>황양목선 : 공부를 바로 짓지 못하여 진취가 없다는 말인데, 황양목이 나무가 단단하고 잘 자라지 않는데서 취해온 것.
18. 말도 몸도 모두 잊다.
고봉묘(高峰妙)선사는 회중에 지내면서 아주 옆구리를 땅에 붙이지 아니하고 말도 몸도 모두 잊으며 정진하되, 혹은 변소에 갔다가 내의만으로 나오기도 하고 혹은 함(函)을 열었다가 닫지 않고 나오고 하더니 후에 경산으로 돌아가 대오하였다.
19. 모든 반연을 끊다.
걸봉우(傑峰愚)선사는 처음에 고애(古崖), 석문(石門) 양사에게 법요를 듣고 주야로 정진하여도 계합하지 못하더니 후에 지암(止巖)선사에 참예하여 '마음도 아니고 불(佛)도 아니고 물건도 아님.'을 참구하니 의정이 더욱 간절한 사람과도 같더니 하루저녁에는 좌선하여 밤중에 이르렀는데 마침 곁에 있는 중이 증도가를 읽는데 '망상도 제하지 아니하고 진(眞)도 구하지 아니한다'함을 듣고 홀연히 저 무거운 짐을 벗으니, 게송을 짓기를 '깊은 밤 홀로 달 가리킨 손 잊으니 허공은 한 바퀴 붉은 해를 흩었더라'하였다.
20. 문을 닫고 힘써 참구하다.
이자초재승상(移刺楚材丞相)은 처음 만송(萬松) 노인에게 참예하여 공부하는데 가사를 모두 물리치고 인적을 끊고 들어앉아, 큰 추위나 큰 더위에도 잠시도 쉬지 않고 밤을 낮으로 이어가며 침식을 잊고 정진하여 거의 3년이 되더니 마침내 인증(印證)을 얻었다.
<평> 이러히 용심하고 이러히 정진하면 가이 재가보살이라 할 것이다. 고기로 배가 잔뜩 불러 가지고 와서 중을 찾고 선을 논하니 어찌 무엇이 되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