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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이시형의 행복 처방, 명상하라

조회 수 725 추천 수 0 2009.06.06 05: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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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황인용(69)씨의 젊은 감각은 알아줘야 한다. 헤이리 ‘카메라타’를 운영하는 음악광이라서 아니다. 일상의 가벼운 에피소드에서 그의 진면목이 드러나는데, 일테면 티셔츠와 잘 매치된 그의 블랙진이 얼마 전 화제였다. 씩 웃던 그가 밝힌 얘기가 이랬다. 몇 개월 전 한 손님이 걸친 블랙진이 정말 날렵하더란다. “잘 어울리신다”고 칭찬했더니, 초면의 손님도 흔쾌하게 나왔다. “새 것 한 벌이 있는데 원하시면, 드릴까요?”

당장 평창동의 손님 집을 따라가 공짜 바지를 챙겼다는데, 그 얘기하는 모습이 꼭 소년이다. 적당한 시샘과 호기심을 가진 그가 영화감독 박찬욱 등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당연할까?(참고로 박찬욱은 배꼽친구의 아들이다.) 웬일인지 내게 정신과의 이시형(75)박사는 황인용과 이미지가 겹쳐지곤 한다. 훤칠한 키에 군살 없는 체형부터 그렇다. 젊은 감성도 닮았다. 지난 해 강원도 홍천의 건강캠프(선마을)에서 들었던 강의도 감성혁명의 메시지다.

“ 빅터 프랭클,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기적의 인간입니다. 그는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동료를 파묻는 강제노동의 삽질을 하다 문득 바라봤던 석양, 그때 ‘오, 아름답다!’라며 감동합니다. 그렇습니다. ‘내일이면 죽는데 뭘…’하면 그날이 바로 우리 제삿날입니다. 사소한 것에 감동하는 게 행복한 삶의 첩경입니다. 당신의 가슴에 감동캠프부터 마련하세요.”

그가 펴낸 책 『내 안에는 해피니스 폴더가 있다』에도 등장하는 얘기인데, 요즘 그는 행복호르몬 ‘세라토닌 복음’ 전도에 바쁘다. 이런 얘기다. 산업시대가 경쟁·빠름의 엔도르핀 사회였다면 21세기는 어울림·느림·감성의 세라토닌 사회다. 그게 요즘 뇌 과학의 으뜸가는 결론인데, 그 시각에서 본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극단으로 치달아 와르르 끓어 넘치거나, 우울증으로 어깨가 쳐져있다. 냉탕·온탕을 오가는 우리에게 딱 좋은 게 중용의 세라토닌 처방이다.

“세라토닌은 차분할 때 분비됩니다. 명상과 좌선이 최곱니다. 정 바쁘시다면 일단 허리부터 쭉 펴세요. 게임에 중독된 10대 자녀에게도 그걸 시키세요. 주의집중이 잘 될 겁니다. 아세요? 세라토닌은 그래서 공부 호르몬이랍니다.”

이 박사는 요즘 베스트셀러 저자로 떴다.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가 그 책인데, 실은 거의 30년 전 『배짱으로 삽시다』의 저자가 아니던가? 배짱이란 헛된 명분을 접고 실용마인드로 무장하라는 권유였다. 산업시대 이후의 지금은 새롭게 감성혁명의 처방을 내리고 있다. 확실히 그는 국민의사다. 대중과 호흡하고 시대와 교감하는 명의(名醫)다. 괜히 어수선한 지금 딱 좋은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참고로 확인해보니 그와 황인용은 절친한 사이다. 이미지가 겹쳤던 건 나만의 착각은 아닌 셈이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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