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형 가시다
올 대도 나보다 먼저 오더니
갈 때도 나보다 먼저 가네
잘 가시오 변사형.
아득한 길 홀로 떠나시는가
나 어찌 여기 오래 머물리
이 뜬세상 하룻밤 나그네거니
가고 머문 자취 돌이켜봐도
털끝만큼도 남은 것이 없네.
못가에서
못가에 나가 맑은 물 들여다 보다가
머리에 가득한 서리와 눈발에 놀랏네
근심걱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는데
누가 내 머리에 백발을 자라게 했는가.
새벽같이
마음은 언제나 새벽같이, 입은 굳게 다물고
바보처럼 그렇게 가라
송곳 끝은 날카롭게, 그러나 밖으로 보이진 말라
그래야 쓸만한 수행자니라.